동양화 전공 학생, RCA와 GSA 동시 합격
이번에 RCA에 합격한 J 학생도 처음엔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동양화만 해온 학생이었고, 작품 수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른 시기에 지원했던 Glasgow School of Art 합격에 이어 RCA를 인터뷰 없이 통과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정리합니다.
처음 왔을 때의 상태
첫 상담에서 확인한 J 학생의 포트폴리오는 이랬습니다.
동양화 전공에 동양화 작업만 있었고, 조각이나 설치미술 관련 학과로 방향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 이유는 잘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프로젝트 간 연결이 없었고, 리서치라고 부를 수 있는 과정도 없었습니다.
기술적으로 작업을 만드는 능력은 충분했습니다. 문제는 그 작업들이 왜 존재하는지, 어디로 향하는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내 미술대학을 나온 지원자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출발점입니다.
작품보다 먼저 한 것
새 작품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J 학생은 반대로 했습니다.
기존 작업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나는 왜 이 작업을 하고 있는가.
동양화라는 매체를 계속 써온 이유, 그리고 왜 지금 다른 매체로 확장하고 싶은지 — 이 두 가지가 연결되지 않으면 포트폴리오 전체가 설득력을 잃습니다. 방향을 먼저 정리한 다음에야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리서치를 포트폴리오 안으로 가져오기
영국 미술대학, 특히 RCA는 완성된 결과물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정을 더 본다는건 이미 다들 알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어떤 자료를 참고했는지, 실험을 어떻게 했는지, 실패한 시도는 무엇인지, 아이디어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 이 흐름이 포트폴리오 안에 담겨 있어야 하는데요
J 학생은 기존에 혼자 해왔던 자료 조사나 생각들이 있었지만 전혀 정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꺼내서 시각화하는 작업을 했고, 프로젝트의 설득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작품 수 문제를 구조로 풀기.
작품이 적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진짜 문제는 수가 아니라 연결이었습니다.
많은 작업이 있어도 서로 따로 놀면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작업이 적어도 방향이 하나로 읽히면 강한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그래서 한 것은 이렇습니다.
프로젝트 순서를 다시 배치해서 흐름을 만들었고, 연결이 약한 부분은 작업을 추가해서 메웠고, 방향과 맞지 않는 작업은 과감하게 뺐습니다. 목표는 포트폴리오 전체가 한 작가의 이야기처럼 읽히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없이 합격했다는 것의 의미
RCA는 포트폴리오 단계에서 충분히 설득되면 인터뷰 없이 합격 오퍼를 냅니다.
J 학생이 그 케이스였습니다.

작품 수가 부족했지만,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을 때 이 작가가 무엇을 탐구하고 어디로 가려는지가 명확하게 읽혔기 때문입니다.
RCA가 보는 것은 결국 이것입니다.
- 이 작업은 왜 시작됐는가
- 어떤 질문을 탐구하고 있는가
-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
작품 20개를 나열하는 것보다 5개가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훨씬 강합니다.
포트폴리오가 있는데 연결이 안 된다면
작업은 있는데 방향이 잡히지 않는 경우,
매체를 여러 개 쓰고 있는데 일관성이 없는 경우,
작품 수가 부족한 것 같아서 지원을 망설이고 있는 경우
—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보면 문제가 어디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작업을 가져오시면 어떤 학교에 어떤 방향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함께 진단해 드립니다.
